좋은 기업을 고르기 위해서는 숫자 그 너머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들 하는데, 최근 공부하는 산업에 속한 두 기업이 재밌는 예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록해보고자 한다.
아래 표는 실제 상장된 A/B 두 회사의 과거 실적 및 향후 예상치다.
일단 A/B 두 회사는 모두 지금 메가트렌드에 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에 속한 회사이므로,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있으며, 올해 기대실적 기준으로 A기업은 (130억 매출 + 20억 흑자), B기업은 (3,821억 매출 + 233억 흑자)다.
2021년까지 밝혀진 숫자(매출액 및 이익 규모 모두)만 놓고 보면 B기업이 A기업의 시총을 압도할 것 같지만, 실제로는 A 기업이 3,000억 중반대의 시총(P/E 180)으로, B 기업이 2,000억 중반대의 시총(P/E 11.xx)으로 평가되고 있다.
왜 이런일이 발생할까? GPM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.
GPM은 경제적 해자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써, 일반적인 제조업 종사 기업이 10~20%의 GPM을 가지고 있고, 삼성/하이닉스와 같이 메모리 분야에서 독점력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불황기에는 30%, 호황기에는 50~60%를 보인다. (SW 업체는 GPM이 100% 이기 때문에, GPM 보다는 판관비 컨트롤과 인력 유출 방지가 중요)
일반적으로, GPM이 높은 기업은 가격 결정권이 있는 편이며, 향후 매출액이 늘어남에 따라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굉장히 좋다.
예를들어 위 표와 같이 50% 수준의 GPM과 적절한 판관비를 유지하는 위와 같은 회사가 매년 매출액이 50% 정도씩 늘어난다고 가정할 때, 영업이익은 100%, 75%, 64% 등으로 매출액 증가대비 훨씬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.
실제로 이런 회사는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해나가면서 GPM이 오히려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, 영업레버리지 효과는 이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.
다시 돌아와서 A/B 기업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.
A 기업은 현재 GPM 50% 수준, B 기업은 GPM 18% 수준인데, 이렇게 GPM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같은 산업에 속했다고 하더라도,
(1) A 기업이 B 기업 보다 좀 더 개발하기 어려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으며,
(2) B 기업은 시스템 레벨 보다는 하위 부품에만 집중하고 있으나, A 기업은 핵심 부품을 개발한 후 시스템 레벨까지 확장하여 완성품 까지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.
A 기업은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여 완성품까지 만들다보니 타 업체대비 가격은 30% 이상 저렴하면서도 GPM도 50%를 유지할 수 있는 엄청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.
이렇다보니, 당장의 매출/이익 규모를 떠나서 향후 성장성과 경제적 해자를 고려해볼 때 A 기업이 B 기업보다 기업 가치를 높게 받게 되어 A 기업은 시총 3,000억 중반, B 기업은 시총 2,000억 중반으로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.
메가트렌드에 속한 산업에서 이와 같이 GPM이 높은 기업을 발견했는데, 향후 2~3년 후의 이익에 기반한 밸류에이션이 P/E 10배 미만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매수하는게 맞다. (백테스트 결과)
현재 위에서 설명한 A 기업은 아쉽게도 현재 2023년 실적 기준 P/E 20 수준이기 때문에 (1) 주가가 더 떨어지거나, (2) 기간 조정을 기다리거나, (3) 산업이 예상보다 더 빨리 커져야 메리트가 있을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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